강렬한 뙤약볕이 내리쬐었지만, 흥분한 관중의 열기에 비할 바는 못되었다.
깡! 배트가 시원하게 공을 쳤고, 푸른 하늘 위로 그려지는 흰 곡선은 팬들의 환호를 자아냈다.
홈런, 홈런입니다! 들려오는 응원이 대단한데요, 이 기세를 몰아 키스타임 한번 가볼까요?
다소 기계음이 섞인 해설자의 목소리가 또렷하게 울려 퍼지고, 커다란 전광판은 눈을 반짝이는 군중을 빠르게 훑었다. 이리저리 흔들리던 초점이 맞춰지자, 잘생긴 두 남자가 화면을 가득 채우며 앞을 멀뚱히 바라보고 있었다. 다소 뻗쳤지만 부스스하진 않은 푸른 머리카락의 청년과, 조금 더 성숙하고 차분한 분위기의 남자는 잠시 수줍게 웃으며 서로를 바라보았다.
차분한 분위기의 남자는 쑥스러운지 입을 가리고 청년에게 무어라 속삭였는데, 그 대답으로 청년은 열렬히 고개를 끄덕였다.
주변에서 뜨거운 재촉이 뒤따랐다. 키스해! 키스해! 청년은 짧게 얼굴을 붉히더니, 과감하게 제 연인의 뺨을 감싸쥐고 입을 맞췄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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