백호는 헤벌쭉하게 웃으며 차가운 물이 가득 든 물통을 소중하게 끌어안았다. 조금 전 채소연이 부산스럽게 돌아다니더니, 농구부 부원들에게 물을 나눠 준 모양이었다. 마시라고 줬더니 입에 제대로 대지도 못하고 이도저도 못하는 꼴이 퍽 한심하다.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서태웅은 평소처럼 매정한 조언을 내뱉었다. 훈련이나 더 해, 멍청아. 그대로 농구공을 튕기며 슛 연습이나 이어 하려던 그는 문득 움직임을 멈추고 강백호를 뚫어지라 응시했다. 갑작스러운 열렬한 시선에 강백호 역시 지지 않겠다는 듯, 눈을 가늘게 뜨며 서태웅을 마주 흘겨보았다. 뭐, 왜! 한번 해보자는 거냐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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